(박근종 칼럼) 반도체·자동차 수출 '쌍끌이' 호조.… 품목·시장 다변화 꾀해야

칼럼 / 편집국 / 2024-05-10 18:46:50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서울시자치구공단이사장협의회 회장 역임/
전, 소방준감, 서울소방제1방면지휘본부장, 종로·송파·관악·성북소방서장)
우리나라 수출이 반도체와 자동차에서 ‘쌍끌이’로 견인하면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올해 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8% 늘어난 562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5월 1일 발표한 ‘2024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 수출이 전년 동월 494억 3,100만 달러 대비 13.8%인 68억 2,900억 달러가 증가한 562억 6,000만 달러(약 78조원)로 집계됐다. 수입은 같은 기간 5.4% 증가한 547억 3,000만 달러로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15억 3,000만 달러 흑자로 작년 6월 이후 1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수출은 자동차와 반도체가 ‘쌍끌이’로 견인했다.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면서 지난 2∼3월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3% 증가한 67억 9,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고가의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출이 크게 늘면서 기록 경신에 힘을 보탰다. ‘수출 효자’인 반도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56.1% 늘어난 99억 6,000만 달러로 6개월 연속 증가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D램과 낸드(Nand) 등의 단가가 상승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디스플레이도 14억 3,000만 달러로 16.3% 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4월에는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13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올해 최다 품목 수출 플러스(+)다. 반도체·디스플레이·컴퓨터·무선통신기기 등 정보통신(IT)품목은 2개월 연속 전 품목 플러스(+)를 기록했다. 합산 수출액도 올해 최고 증가율인 46.6%를 달성하며 6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양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증가했다. 대(對)미국 수출은 지난해 4월보다 24.3% 증가한 114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9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대(對)중국 수출은 9.9% 증가한 105억 달러를 기록, 2개월 연속 수출액 100억 달러를 넘겼다. 그간 한국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었지만, 지난해 12월 대미국 수출이 대중국 수출을 제쳤다. 2003년 6월 이후 20년 6개월 만이었다. 올해 1월 대중국 수출이 대미국 수출을 앞섰으나 2월과 3월 다시 미국이 최대 수출국 자리를 차지했고, 4월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미국 무역수지는 54억 달러로 집계돼 흑자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미국 무역수지 흑자가 앞으로도 지속되면 미국이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돼 무역적자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대 주요 수출지역 중 7개 지역 수출이 증가했다. 대중남미(38.2%) 수출은 9개 주요 지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미국(24.3%), 일본(18.4%), 인도(18.0%), 아세안(10.5%), 중국(9.9%), 중동(1.0%) 등도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자원이 부족하고 내수 시장이 제한적인 우리 경제의 최대 성장 엔진은 무엇 무엇해도 역시 수출이다. 경제성장 여부가 사실상 수출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가 올해 경기 회복을 확신하고 자신하는 것도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수출 경기 회복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4월 30일 발표한 ‘2024년 3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잠정)’에 따르면 3월 수출금액지수(달러 기준)는 134.44(2015년 100 기준)로 1년 전보다 1.1% 올랐다. 하지만 눈앞의 수출 지표 개선만 믿고 지속적인 수출 증대를 마냥 기대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올해 1분기 수출액이 1,638억 달러(약 226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1분기 흐름이 이어지면 올해 수출은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해 일본(1분기 수출액 1,683억 달러 약 232조 원  한국 수출이 97.3%에 근접)을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1분기 수출 비중을 자세히 들어다 보면 반도체(수출 비중 15.6%)와 자동차(수출 비중 11.2%)가 전체 수출의 약 26.8%를 차지하고, 미국(수출 비중 18.9%)과 중국(수출 비중 18.8%)이 전체 수출의 37.7%를 차지하는 편향되고 편중된 우리나라의 수출구조의 취약성 때문이다. 반도체 불황 여파로 수출 경기가 얼어붙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반토막(2021년 경제 성장률 4.3%↑, 2022년 2.6%↑, 2023년 1.4%↑)이 난 지난해처럼 업황 사이클이나 지정학 불안, 글로벌 경기와 같은 외부 변수들이 언제 우리 수출의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

이렇게 즐비한 외부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는 글로벌 무역 여건에서 모처럼 반도체와 자동차 중심의 수출 호조의 호기를 놓치지 않고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고 수출시장도 다변화를 꾀해 시장 대응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반도체·자동차 등 핵심 주력 산업에 대한 집중 지원으로 경쟁력을 더 높이는 것은 기본이다. 이뿐 아니라 방산·원전·바이오·플랜트 등 차세대 주력 수출 품목의 발굴 및 육성에 힘을 실어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대비해 수출 시장 확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뛰는 동시에 정부가 정교하고 노련한 외교력으로 시장 개척을 뒷받침해 줘야 한다. 우리 수출 기업들이 낡고 해묵은 규제의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는 일이 없도록 규제 혁파, 노동 개혁에 가일층 속도를 내고 세제·금융 등 전방위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모처럼 회복 궤도로 올라선 수출이 꺾이지 않도록 하려면 민·관·정이 ‘원팀’이 되어 한마음 한뜻으로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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